전략&통계

[대공사]공모전은 ‘도전’과 ‘기다림의 행복’

김혜민 님

2015.05.15

조회수 5928

장난스럽게 시작된 도전, 낙(落) 그리고 락(樂)


20살이 되던 해가 벌써 8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버린 것에 놀랍다. 그 시절 대학생들은 스펙, 토익보다는 동아리, 학교 행사가 더 중요했고, 미팅, 농활도 활성화되어 있던 때였다.


그때 나의 흥미를 끌었던 것은 딱 2가지였다. 배낭여행과 네이밍 공모전. 배낭여행을 버킷리스트로 말하는 사람은 친구들은 많았어도, 공모전을 준비하는 친구들은 주변에 거의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가 절호의 기회였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붙었느냐고? 안타깝게도 20번의 탈락을 맛보아야 했다. 


▷ 공모전 실패경험을 스펙삼아 취업에 성공한 김혜민 님.​​
 
그럼에도 내가 공모전에 애착을 가졌던 이유는 3가지 즐거움 때문이었다. 아이디어를 쥐어짜다 어떤 생각이 떠오를 때 그 즐거움. 수상 발표(당첨)일까지 기다리는 즐거움. 그리고 떨어졌을 때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와 나의 아이디어를 비교하는 즐거움.


마지막 즐거움은 좀 억지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학교 1학년 때 나는 정말 그랬다. 다만, 시간이 흘러 대학교 4학년 때는 조금 상황이 달라졌지만.


스펙보다 중요한 건 나만의 경험


졸업할 시즌이 다가오니 스펙이 나의 발목을 잡았다. 남들이 말하는 토익, 봉사 활동 칸을 채웠지만, 지방대에다 학점은 어중간했다. 그래도 뭔가 눈에 띄는 스펙 하나가 필요했다.


답은 공모전 수상. 환경 분야 공기업이나 대기업을 준비하던 나였기에, 공기업에서 주최한 ‘에너지 절감 아이디어’ 공모전이 제격이라고 생각했다.(물론 수자원공사 공모전과 에너지 절감 애플리케이션 공모전도 준비했었지만.)


공모전을 준비하는데 거의 2개월이 걸렸던 것 같다. 그렇게 욕심내서 도전적이고 진취적으로 진행했던 일이 이전에 있었던가. 공기업 담당자에게 연락해 내가 낸 아이디어가 실현 가능한지 평가확인 작업까지 완벽하게 마무리한 후 제출했다. 하지만 결과는 역시나 탈락.


사실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미리 알고 있었지만, 내가 공모전을 준비하며 보낸 시간이 너무도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졸업을 앞두고 취업 준비하는 그 시기에는 하루하루의 시간이 중요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떨어진 공모전을 나의 스펙이라 생각하고, 자기소개서에 공모전 진행과정부터 왜 떨어지게 되었는지 원인분석까지 차례차례 써내려갔고, 면접 때도 ‘이런 단점을 보완해 나가는 사람이 되겠다’고 당당히 말했다. 물론 그게 통했는지는 모르지만, 그 이후 내가 원했던 회사에 취업하게 되었다.



공모전은 도전, 그리고 열정


우습지만, 나의 첫 공모 당선은 취업이 된 후였다. 취업은 누구에게나 그렇듯 취업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이후 과정이 더 힘든 법. 어느새 회사, 집, 회사, 집인 날이 늘어났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회사 안에서 운영하는 영어 수업을 신청했지만, 그 조차 오래가지 못했다. 내 마음의 열정은 취업 전으로 되돌릴 수 없었다. 열정, 도전. 누군가 그랬다. 취업 전이 내 생에 가장 ‘겸손한 시기’라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 무엇일까 찾다 다시 ‘공모전’이 문득 공모전이 생각났다. 열심히 준비하고 설레며 발표를 기다리고. 내가 좋아하는 여행기 기록과 함께 한다면, 더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다시 공모전을 시작하게 되었다.



‘수상’은 나에게 중요하지 않다.


공모전에서 나에게 더 중요한 것은 ‘열정’과 ‘기다림의 행복’이다. 하지만 열정으로 꾸준히 한다면 언제 간 그 성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바로 ‘꿩 먹고 알 먹고’가 아닐까? 그렇게 다시 도전한 공모전에서 이제 12번의 수상소식을 듣게 되었다.


공모전의 목표가 ‘스펙’이 될 수 있고,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떠올라서’일 수도 있으며, 나처럼 ‘열정을 되찾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어떤 목표가 되었든, 여러분도 그 열정을, 그 기쁨을 꼭 누려보길 바란다. 그럼 언젠가는 꼭 빛이 발하는 날이 올 것이다.


 
● 김혜민 님의 수상 경력


2013 울산 관광 수기 공모전 가작
제2회 거제관광투어블로그 공모전 입선작
2013 평택시 블로그 공모전 장려상
2013 서울 종로 블로그 공모전 우수상
2014년 서울 마포관광 블로그 공모전 우수상
2014 부산 동구 블로그 포스팅 공모전 우수상
2014 전주 블로그 공모전 장려상
제1회 김천시 관광블로그 공모전 우수상
‘나는 농업, 농천 블로거 기자다’ 우수작
충주관광체험기 블로그 공모전 우수상
경북 여성 SNS 콘텐츠 공모전 은상
제2회 자벌레 여행기 공모전 2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