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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여행하며 일하고 즐기면서 돈버는 디지털 노마드족 시대

강기향 에디터

2015.11.04

조회수 10845

여행하며 일하고 즐기면서
돈버는 디지털 노마드족 시대

직장보다 유튜브, 영상 콘텐츠, 일상의 행복 찾는 미국 젊은이들


미국 뉴욕에선 각종 SNS는 물론 유튜브, 영상 콘텐츠의 제작기술, 그리고 컴퓨터 하나로 직업을 만들어가는 새로운 ‘디지털 노마드족’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A Korean Girl Eats>라는 유튜브 페이지와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미국계 한국인 강수연 양.


요즘 국내에서는 대기업 하반기 공채 준비가 한창일 것입니다. 물론 외국계 기업, 중견 기업 등을 준비하는 취준생들도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넣는다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을 테지요. 

하지만 취업문은 늘 그렇듯 좁을 것입니다. 작게는 몇 십대 1의 경쟁률, 많게는 몇 천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현실에 젊은이들의 좌절과 한숨이 멀리 이곳 미국까지 들려오는 듯합니다.

이러한 취업의 어려움은 우리 세대의 젊은 층이 새로운 고용 형태를 추구하게끔 만들고 있기도 합니다. 기업의 정규직 선발이 점점 줄어들다 보니, 젊은이들 스스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활동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곳 미국 뉴욕에서 각종 SNS는 물론 유튜브, 영상 콘텐츠의 제작기술, 그리고 컴퓨터 하나로 직업을 만들어가는 새로운 ‘디지털 노마드족’들의 이야기를 전해 보려고 합니다.




새로운 고용 형태의 탄생? 디지털 노마드족

직장이야기를 다룬 미생을 보거나 각종 업무에 관련된 글을 읽다 보면, ‘돈’을 벌기 위해 정말 힘든 직장내 인간관계를 이겨나가며 하루하루를 견디는 우리 2030세대들의 이야기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점점 어려워지는 정규직 취직과 비정규직의 한숨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며, 그렇다고 딱히 개선될 가능성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는 한국만의 문제일까요? 미국에서도 석, 박사 학위를 가진 이들이 ‘일자리를 구합니다’라는 피켓과 함께 길거리 시위를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막상 비정규직으로 취직이 되어도 해고를 걱정하는 모습, 야근 수당 없이 밤 10~11시까지 일하는 것이 당연한 뉴욕의 화려한 야경에 보탬이 되는 회사들은, 사실 해외 취업을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어두운 현실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젊은 세대는 이제 답답한 ‘Nine-to-Five’(9시부터 5시까지, 정규직들이 대부분 근무하는 시간을 이야기하며 일반 사무직을 지칭하는 말)의 틀에 박힌 직장생활을 그만 두고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여행을 마음껏 즐기며 즐거운 일상을 기대하는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를 스스로 창조해 내기도 합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디지털 노마드 족’ 청년들의 움직임입니다. 다른 나라를 여행하며, 인터넷과 컴퓨터만 있다면 어디서든 업무 처리를 해 낼 수 있는 개발자, 디자이너, 작가와 같은 다양한 크리에이티브들이 그들입니다. 

회사에서 사내 정치나 잡무, 인간관계 스트레스 등을 피해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회사 입장에서는 각종 복지비용을 줄이는 대신 이러한 프리랜서들에게 좀 더 나은 급여를 지급할 수 있습니다. 서로의 이해와 요구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업워크’(upwork.com)과 같은 인터넷 웹사이트들이 디지털 노마드 족들의 정착을 돕고 있으며, 물가가 싼 편에 속하는 동남아시아는 이러한 디지털 노마드 족들의 천국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개발자, 디자이너, 작가들의 직업 독립 선언

이 뿐만이 아닙니다. 각종 유튜브, 소셜미디아, 블로그와 같은 인터넷 소통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은 자연스럽게 창조적인 콘텐츠를 개발해 내며 광고 수익, 제품 홍보 등으로 자신이 즐기는 일을 하면서도 돈도 버는 새로운 직업의 형태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올해 25살인 미국계 한국인 강수연 양은 뉴욕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재원이지만 현재 <A Korean Girl Eats>라는 유튜브 페이지와 페이스북을 운영하며 한식과 각종 요리법을 소개하며 다양한 음식 콘텐츠를 생산해 내고 있습니다.

“원래 전공했던 분야에 관심이 있었지만 막상 취업과 회사에서의 업무는 꿈꾸던 것과 달랐어요. 평소 재미있다고 생각했고 직업이 될 것이라 생각지 못한 ‘먹방'을 중심으로 요리법을 올렸는데 큰 인기를 얻어 이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녀는 이제 천 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린 미디어의 리더인 동시에 각종 시카고 중심 레스토랑 및 셰프들과 콜라보레이션도 진행하는 사업가입니다.

그녀처럼 평소 좋아하던 일을 하며 즐겁게 먹고 즐기는 것이 ‘일'이 될 수 있는 시대가 도래 한 것입니다.

좋아하고 즐겁게 하던 일을 직업으로

이러한 직업과 삶의 형태는 사실 시시각각 변하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 회사를 다니며 얻는 각종 복지혜택, 노후의 불안정함 등을 생각할 때 아직 ‘희망사항’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의 취업준비와 일상에 지친 우리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해외 취업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는 현실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디지털 노마드족. 이제 단순히 꿈이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에 들어가는 것만이 직업을 갖는 건 아닐 것입니다.

우리 스스로 새로운 고용 형태를 만들고 디지털 노마드 족의 대열에 들어 설 수 있도록 용기를 갖고 건실한 노력을 해야 할 때가 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글_강기향 에디터(미국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