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방송 일을 합니다. 방송생활은 늘 기다림의 연속이었습니다. 

게임을 좋아하지도 않았고, 또 이동할 때도 많다보니 책을 보는 것도 멀미가 나서 안 되겠더라고요.

어떤 취미 생활이 좋을까? 프리랜서로 하는 방송생활 자체는 수입도 일정하지 않아 작은 용돈이라도 되는 취미생활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 제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공모전’이었습니다. 대기시간에 혼자서 할 수 있고, 잘하면 상금까지 탈 수 있는 최고의 취미생활이라 생각되었지요.

그렇게 처음 도전한 저의 공모전은 ‘가구아이디어 공모전’이었습니다. 그 때 언니가 결혼을 했었는데 원하는 침대를 시중에서 찾기 힘들다고 하여 맞춤가구로 제작하게 되었고, 제가 아이디어를 내서 디자인까지 맡게 되었지요.

맞춤가구 하시는 분이 제 아이디어를 칭찬해 주시길래 가구아이디어 공모전에 냈는데 우수상에 당선되었습니다.

학창시절 미술은 맨날 ‘C’였고 손재주도 별로 없었는데, 아마도 언니를 위한 제 마음이 통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공모전 별 것 아니군’ 그렇게 만만하게 생각해서 계속 공모전을 도전했지만, 그 이후로 서너 차례 줄줄이 낙방한 걸 보면 모든 것에는 진심이 있어야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방송일과 공연을 하다 우연히 공연장 활용에 대해서 너무 아쉽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K-POP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외국 관광객들도 많아지고 있는데 이들을 위한 좋은 관광프로그램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방한객을 위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공연장을 이용한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관객들에게 설문조사를 통해 프로그램의 실현 가능성이나 반응 등을 파악했고, 점점 자료조사를 하다 보니 프로그램 개발에 정말 애착이 생기게 되더라고요.

그러던 중 한국관광공사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에 적합한 주제인 것 같아 도전하게 되었고 대상인 문화부 장관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1차에 합격했다고 2차 심사에 오라고 했을 때 사실 예상하지 못했던 질의응답에 잘 대처하지 못해서, 기대를 크게 안 했었습니다. 그러나 심사위원분들은 제가 정말 이 아이템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몸소 체험한 점, 그 열정을 높이 사주셨던 것 같습니다.

공모전은 시상식장에서 또 한 번의 기회를 저에게 주었습니다. 어떤 분이 명함을 주시더라고요. 한평생 무용, 방송만 할 줄 알았던 제가 그 분의 회사에 입사해서 전시회 기획 일을 하게 될 줄은 그때 상상조차 못했습니다. 공모전을 통해 정규직 직업을 얻게 된 것입니다. 지금 공모전 준비 하시는 분들 많이 계시죠? 저의 경우, 총 7번 도전해서 3번 당선되고 4번 떨어졌습니다. 입상했던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를 돌이켜보았습니다.

첫째, 공모전을 위한, 공모전에 의한 작품이 아니라 무언가 확실한 제 생각이 먼저 있고 거기에 공모전의 취지를 이해한 경우에만 좋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래야 확실한 아이템이 나오고, 작품을 완성하면서 점점 산으로 가는 경우가 생기지 않더라고요. “나 공모전 무조건 할 거야.” 상금에 눈이 멀어 딱히 생각나는 것도 없는데 도전한  경우에는 정말 무조건 안 되더라고요.

두 번째, 멤버 구성이 중요한 것 같아요. 가구 아이디어 공모전 같은 경우, 디자인이 주가 되는 경우가 아니니 제 보잘 것 없는 그림 실력으로도 수상을 할 수 있었던 반면에 아이디어가 있다고 공익광고 공모전을 제가 그려서 출품했더니 탈락했습니다. 제 아이디어에 확신이 있었다면 디자인을 하는 친구와 같이 작업을 했었어야 했겠죠.

저는 모든 공모전을 저 혼자 진행했지만 영상작업을 해야 한다면 그 능력에 맞는 친구, 디자인을 해야 한다면 그 능력에 맞는 친구와 같이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평소에 생각나는 아이디어들을 다 적어두세요. 조금 뻔한 이야기인 듯하지만 갑자기 불현듯 생각나는 것 있잖아요. 이런 걸 전 녹음해놓거나 적어놓습니다. 공모전이랑 매칭 시킬 수 있는 게 엄청 많이 생긴답니다.

저는 공모전을 통해 다양하게 도전했고 그 결과 생각하지도 못했던 많은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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