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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 칼럼] 도전하라! 공모전은 공정하다

심미경 님

2015.01.16

조회수 5602

나는 하루에 버스도 몇 대 다니지 않는 시골에서 자랐다. 당연히 과외, 학원은 물론 입시 정보도 남들보단 부족했다. 하지만 나는 부족한 입시정보에 목을 매기보다 토론, 작문 등 각종 대회에 참가하는데 열을 올렸다.

덕분에 논술대회에서 입상한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고 이후에도 외부 동아리, 대회 참여에 더욱 열심히 참여하여 스펙을 쌓았다. 그렇게 쌓아올린 경력과 경험은 취업에서도, 이후 회사 업무에도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


누구에게나 열린 공정한 기회


준비한 모든 대회와 공모전에서 입상한 것은 아니다. ‘안 되면 어떡하지?’라는 조바심도 있었고 실패한 후엔 ‘이거 할 시간에 다른 공부를 할 걸. 제대로 점수 매긴 것 맞아?’라는 의문도 가지곤 했다.

이렇듯 응모자는 공정한 심사와 입상에 대한 기대를 갖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 공모전에 도전한다. 실패했을 땐 분하고 아쉬운 마음도 크다.

하지만 공모전이 ‘누구에게나 열린 공정한 기회’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도전자의 입장에서 주최자가 된 나 자신도 역시 그것을 확신한다.

수천 건에서 때로 수만 건에 이르는 응모작을 접수받고 심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혹시나 말이 나오지 않을까?’ 조심하고 또 조심하게 된다. 접수번호와 제목, 분야 정도만 공개하는 철저한 심사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그 공모전이라는 열린 기회를 놓치는 것을 볼 때면 아쉽기만 하다. 특히 지난 에너지절약작품현상공모전에는 대도시 외의 지역에서 응모한 작품이 적었다.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할 수 있는 지역에서 이렇게 좋은 기회를 잡길 바라는 마음에, 전국 곳곳의 학교에 빠짐없이 공문과 포스터를 직접 보내는 등 열심히 홍보했지만 총 2,000건에 달하는 응모작 중 단 한 편도 응모하지 않은 지역도 있었다.


정보 부족할 수 있는 지역참가자 적어 아쉬워


에너지절약작품현상공모전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에너지절약에 대한 의식을 고취하는 것도 목적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분들에게, 공평한 기회가 돌아가도록 애쓰는데 그것을 달성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기 짝이 없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기회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응모자가 많아지길 기대한다.


캐치프레이즈에 맞춰 작품 만들어라


마지막으로 공모전 입상에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비결(?)을 공개하고자 한다. 하나는 캐치프레이즈에 맞춰 작품을 만들라는 것이다. 캐치프레이즈에는 주최자가 해당 공모전에서 원하는 가치가 담겨 있다.

지난 에너지절약작품현상공모전의 캐치프레이즈는 ‘우리가 제안하고 만드는, 에너지아이콘!’이었는데, 실제로 심사 과정에서도 ‘(상징적인) 아이콘이 될 만한 작품인가?’가 중요한 요소로 평가됐다.

또 하나는 대상과 분야를 감안하라는 것이다. 지난 에너지절약작품현상공모전에선 초등학생만을 대상으로 한 그림일기가 있었다. 디자인, UCC, 웹툰 등 타 분야에서 작품 수준이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는 초등학생을 배려함과 동시에, 초등학생만의 순수하고 창의적인 작품이 나오기를 기대한 것이다.

이렇게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는 심사에서도 반영되어, 같은 수준의 작품이라면 좀 더 어린 응모자에게 많은 점수가 부여되는 경향이 있었다.

주최자가 심사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지만, 기획 당시 설정된 목표는 실제 심사방향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전문가인 심사위원들도 ‘본 공모전이 무엇을 목적으로 주최되었는가?’를 생각하고 그에 적합한 작품을 선정하기 때문이다.


공모전,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귀중한 경험


도전자로서도 주최자로서도, 열과 성을 다한 작품과 함께 한다는 것은 큰 행운임에 틀림없다. 하나하나 작품을 대할 때마다 몇 년 전 내가 그랬듯, 작품에 밴 응모자의 땀과 눈물이 보인다. 그 작품이 모여 경합하는 공모전은 응모자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공정하고 엄격하게 채점된다.

또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프로젝트에 열과 성을 다하는 귀중한 경험을 얻을 수 있다. 공모전이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 있는 기회임을 인식하고, 많은 사람들이 거침없이 도전하기를 기대한다.


글 에너지관리공단 홍보실 심미경 대리(제36회 에너지절약작품 현상공모전 담당자)​